서 문

이 세상에 사람의 뇌보다 더 정교하고 복잡한 구조는 없다고 한다. 사람의 대뇌피질에는 약 140억개의 신경원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의 거의 2/3를 차지하는 피라미드세포에는 하나의 세포에 약 60,000개의 시냅스가 있고, 600개의 서로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전체 대뇌피질 신경원의 1/10이 모여있는 일차시각피질에는 하나의 신경원이 2,000-4,000개의 시각전달섬유와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의 시각전달섬유는 거의 5,000개의 신경원에 영향을 줄수 있다. 소뇌에는 소뇌피질 1 mm3 당 300만개의 과립신경원이 존재하고 이를 전체 소뇌로 추산하면 대뇌피질 신경원 전체의 20배가 넘는 3,000억개 정도나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인류의 모든 사상과 지식은 모두 뇌를 포함하는 신경계에서 나왔으며, 인간의 감정적인 측면도 모두 뇌의 활동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의학을 포함하는 생체과학의 발달로 인체의 다른 부분은 거의 그 구조와 기능을 이해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지만, 아직도 우리가 뇌에 대해서 알고있는 지식은 매우 빈약하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세계적으로는 신경과학 분야에 수많은 연구논문이 쏟아지고 있고 미국에서는 1990년대를 뇌연구의 10년(Decade of Brain)이라고 선포하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든 의학분야에서 인체의 기능과 질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구조에 대한 이해가 그 기본 바탕이 된다. 특히 신경해부학 분야는 기능은 물론 임상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야이다. 이와 같이 뇌연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현재 우리나라에는 의과대학의 학생이나 수련의, 나아가서는 의학자에 이르기까지 신경계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참고할 수 있는 적당한 저술이 없는 실정이다. 저자들은 여러 해 동안의 학생교육과 임상의들의 자문에 응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의과대학생, 수련의, 의학자는 물론, 신경과학을 전공하고 있거나 장차 신경과학을 연구해보려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신경해부학 교과서를 쓰려고 생각하였다.

과거 우리나라에도 의학분야에 여러 저술이 있었으며, 현재에도 좋은 저서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긴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영어로 된 교과서에 비해 선호도가 덜하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의학은 계속해서 새로운 지식이 쏟아져 나오는 분야이기 때문에 최신의 지식이 필요하지만, 우리의 교과서 중에는 비교적 오래된 지식만이 기술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외국의 교과서에 비해 최신의 지식이 실려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이 점에 특히 중점을 두어 최신의 지식과 경향을 많이 수록하고자 하였으며, 현재 출간되는 외국의 교과서에도 과거의 지식이 실려있는 경우에는 주를 달고 새로운 참고문헌을 어느 정도 넣어 이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모든 과학은 새로운 내용이지만 특히 신경과학 분야는 인명어(eponym)를 많이 사용하는 등 과거의 업적을 등한시하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에 인명어에 나오는 학자에 대한 설명 등 역사적인 고찰도 일부 넣었다. 또한 과거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교과서들 중에는 분량이 많고 깊이 있는 저술보다는 간략한 개설서가 대부분으로, 분량이 지나치게 적고 간단하기 때문에 좀 더 자세한 것을 찾아보려면 외국의 책을 참고해야만 했다. 저자들은 이러한 점을 보완하고자 노력하였으며, 보다 더 자세한 부분은 그 분야의 논문이나 단행본을 바로 참고할 수 있게 참고문헌에 수록하였다.

뇌혈관 등 우리나라 사람에 대한 자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이를 참고문헌에 수록하였고 각주를 넣어 참고하기에 편하게 하였다. 따라서 의과대학 교과과정에서만 사용되는 책이 아니라 고학년에 가서, 또는 수련의나 신경과학을 전공하는 학자가 되어서도 참고할 수 있는 문헌을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이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고심했던 문제는 용어에 대한 것으로 현재 해부학회에서 제정한 해부학용어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았고, 또 이 책의 대상이 새로운 용어로 공부하고 있는 학생 뿐만이 아니라 신경과학을 전공하는 모든 사람들이기 때문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용어에 비중을 두어 기술하였다. 그렇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각 단원의 끝부분에 해부학회에서 제정한 용어를 위시하여 각종 용어를 실었고 색인에는 이 모든 것을 찾아볼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영어 용어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거의 표준용어가 되고 있기 때문에 제목 뿐만이 아니라 본문에도 지나칠 정도로 많은 영어용어를 괄호속에 넣어 기술하였다. 또한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신경과학에 대한 용어들은 한자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한자를 넣으려고 하였으나, 본문에 영어가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대신 색인에 한자를 넣었다.

또 하나 고심했던 부분은 그림에 대한 것으로 처음에는 외국의 그림들을 이용하고자 하였으나 저작권 등 여러 문제가 있어 대부분은 다시 그렸으며, 일부분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다시 디자인하였다.

저자들은 이 책을 준비하기 위해 미력하긴 하지만 여러 가지 노력을 다 하였으나 처음 출간되는 책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수정을 할 부분이나 보완해야할 점이 있으면 저자들에게 연락해 주시면, 언제든지 의견을 존중해드릴 것이며, 다음 판올림을 할 때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이 책을 많이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와 임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자들의 바람이다.

감사의 말씀

이 책이 나오기까지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우선 저자들이 신경과학의 길에 들어서게끔 인도해 주신 스승님들, 고려의대의 나복영 명예교수님, 연세의대의 신태선 명예교수님, 서울의대의 고 성기준 교수님,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신경해부학 분야의 책을 출간하신 고 김경수 교수님께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저자들이 최초로 이 책을 쓰려고 할 때 많은 격려를 해 주셨고 세미나를 통해 많은 도움을 주신 텍사스의대의 장경순 정진모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 때 이 책을 읽어주시며 많은 의견을 주신 충남의대 생리학교실의 김광진 교수님, 서울대 약대의 오우택 교수님, 전남의대 생리학교실의 남상채 교수님, 아주의대 생리학교실의 백은주 교수님 연세의대 생리학교실의 임중우 교수님의 격려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이 쓰여지는 과정에서 매주 세미나를 통해 끊임없이 교정과 충고를 주신 연세의대 해부학교실의 이종은 교수, 윤 호 강사, 건국의대 해부학교실의 박승화 교수의 도움과, 교정에 많은 도움을 준 이화의대 한후재 교수, 마지막에 교정과 참고문헌, 색인 정리에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은 이홍석 조교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이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림을 그려주느라 많은 도움을 준 강유선 선생, 박기숙 선생, 멀리 몽고에서 한국에 와서 그림을 그려준 아드야 뭉크타이완(Adya Munktaivan) 교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김호정 선생, 이화의대 92학번 김성림, 송현정, 황지영, 황영재 학생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참고문헌 작업을 도와준 이화의대 92학번 박소은, 이재원, 채유미, 윤희수, 색인과 교정작업을 도와준 연세의대 학생들, 국경훈, 안선영, 맹호영, 고영훈, 정원석, 최재혁, 위유미, 이문규 등 여러 학생들이 마지막에 특히 많은 도움을 주었다. 또한 이름은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지만 이 책이 나오기 전의 원고를 프린트해서 나누어주었을 때 교정을 봐주고 의견을 준 많은 학생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동안 책을 쓰는 과정에서 집안 일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묵묵히 참아주고 이해해주고 격려해준 저자들의 반려자, 고려의대 생리학교실의 홍승길 교수와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있는 한기남 선생, 중학생으로 아빠를 위해 서툰 컴퓨터 자판을 열심히 두드려준 이진민, 바쁜 엄마를 잘 이해해 주는 홍은화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출간을 위해 노력해준 출판사 고려의학의 최병진사장님과, 직접 책을 만드느라고 수고해주신 이창용씨 외 임직원 일동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1996년 8월

이원택 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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